미해결 사건 파일 · S1-ARC5-DEICE
교차 세척
설운국제공항, 비행기에 얼어붙은 얼음을 녹이는 제빙액 공급기지 지원동 대기실에서 밤샘 검증 중이던 외부 위탁 검증원 강석우가 새벽에 숨졌다. 사인은 부동액에도 들어가는 독성 물질인 에틸렌글리콜 급성 중독이다. 피가 산성으로 기울어 장기가 멎는 대사성 산증까지 동반했다 — 그가 마신 온수기 물에 항공기 제빙액이 섞여 있었다. 결빙 예보로 기지 전 계통이 가동 중이던 밤이었고, 사람들은 각자 맡은 자리에 흩어져 있었으며 피해자가 있던 지원동은 제어실 쪽에서 보이지 않는다. 그 밤 이 기지의 계통과 지시에 얽힌 다섯 사람을 심문해 범인을 찾아라.
현장
가동 중인 공항 제빙액 저장·공급 기지 — 제어실과 지원동이 다른 동으로 갈리고 사이를 사람도 걸어 다닐 수 있는 지하 통로인 배관 갤러리가 잇는다 · 한겨울 심야
용의자 5인
박승규제빙액 공급 제어실 야간 운전원마흔셋. 순서와 시각을 기준으로 사는 사람이라 위에서 정해 준 대로 하는 것을 가장 확실한 일 처리라고 여긴다. 말수가 적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며, 질문을 받으면 시각부터 짚어 또박또박 답한다. 자기 판단으로 순서를 바꾸는 것이 현장에서 제일 위험한 짓이라고 배웠다는 말을 자주 한다. 몰아붙이면 물러서는 대신 오히려 말이 또렷해지고, 자기가 잘못했다는 말에는 조용히 그러나 완강하게 버틴다.
최용진배관 갤러리 설비 정비원마흔다섯. 손으로 하는 일에 자부심이 있고 서류 쪽 일을 대놓고 무시한다. 목소리가 크고 농담을 섞어 말하지만 자기 구역 이야기가 나오면 금세 방어적으로 변한다. 질문이 길어지면 참지 못하고 말을 끊고, 대신 자기가 뭘 만졌고 뭘 안 만졌는지는 순서대로 늘어놓는다.
송영달원청 운영본부 야간 당직 팀장쉰셋. 본부에서 오래 굴러 현장을 아랫사람 다루듯 대하는 습관이 있다. 문장이 길고 책임의 소재를 미리 정리해 두고 말한다. 자기가 결재한 서류 이야기가 나오면 표현이 눈에 띄게 조심스러워지고, 곧 다른 사람의 담당으로 화제를 넘긴다.
안세욱공항 운영지원 고충·안전 보고 담당마흔일곱. 사람 사이의 마찰을 접수하고 옮기는 일을 오래 해서, 자기 의견을 말하기 전에 상대가 어디까지 아는지부터 살핀다. 말투가 조심스럽고 문장을 끝까지 맺지 않는 버릇이 있다. 자기 자리가 위태로워질 이야기가 나오면 서류 이야기로 화제를 돌린다.
정하윤제빙 작업·계통 운전 기록 담당서른둘. 기록을 다루는 사람답게 시각과 숫자에 예민하고, 묻지 않은 것은 말하지 않는다. 말이 빠르지 않고 단어를 고르는 데 시간을 쓴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눈에 띄게 조심스러워지며, 동료를 곤란하게 만들 말은 먼저 꺼내지 않는다.
현장의 사물
야간 연락 접수 기록 열람본
그 밤 이 기지로 들어온 외부 통화가 시각순으로 정리돼 있다. 접수 시각, 회선, 전달 완료 표시가 빠짐없이 채워져 있어 표면상 절차가 완비돼 있다.
제빙액 공급 계통 조작 기록
02:14 비상 연결 밸브 개방, 02:14~02:51 두 배관을 서로 통하게 열어 흘려 씻어내는 교차 세척 순환, 02:51 폐쇄. 급수 차단 단계는 어느 시각에도 기록돼 있지 않다.
배관 갤러리 작업 로그
그 밤 배관 갤러리 구역에 보온재 보수 작업이 편성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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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가이드
질문 1회 = 1턴. 단서를 조사하고, 진술을 대질로 흔들고, 전원 심문 후 범인을 지목하라 — 지목은 되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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