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라앉는 시간
초겨울 해무가 걷히지 않는 밤, 배를 대는 부두 벽인 해량항 안벽 아래에서 수중 구조물 야간 점검 잠수를 하던 25년 경력 잠수사 정만호가 갑판으로 끌어올려진 직후 쓰러져 숨졌다. 사인은 익사가 아니었다. 그는 천천히 올라오며 멈춰 서야 하는 계획된 감압 정지를 하나도 밟지 못한 채 한 번에 수면까지 올라왔고, 갑판에 눕혀진 지 삼십여 분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그날 낮 그는 몇 달째 대조해 온 한 인력 알선 사무소의 장부 사본을 다음 날 아침 관공서에 내겠다고 말한 참이었다. 잠수 지원 바지선은 사고 뒤에도 정상 가동 중이었고, 기계를 켜고 끄는 단추가 모인 갑판 조작반에는 그날 밤 여러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있었다. 이 죽음에 얽힌 다섯 사람을 심문해, 그를 그렇게 끌어올린 손이 누구인지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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