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LL
아크 4: 자기포식 릴레이

ARC 4

아크 4: 자기포식 릴레이

사건 다섯이 발행 순서대로 한 줄 실에 꿰인다. 실 색이 곧 페이월이다.

사건 5건이 발행 순서대로 이어집니다. 아직 보유한 사건이 없습니다.

01

가라앉는 시간

초겨울 해무가 걷히지 않는 밤, 배를 대는 부두 벽인 해량항 안벽 아래에서 수중 구조물 야간 점검 잠수를 하던 25년 경력 잠수사 정만호가 갑판으로 끌어올려진 직후 쓰러져 숨졌다. 사인은 익사가 아니었다. 그는 천천히 올라오며 멈춰 서야 하는 계획된 감압 정지를 하나도 밟지 못한 채 한 번에 수면까지 올라왔고, 갑판에 눕혀진 지 삼십여 분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 그날 낮 그는 몇 달째 대조해 온 한 인력 알선 사무소의 장부 사본을 다음 날 아침 관공서에 내겠다고 말한 참이었다. 잠수 지원 바지선은 사고 뒤에도 정상 가동 중이었고, 기계를 켜고 끄는 단추가 모인 갑판 조작반에는 그날 밤 여러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있었다. 이 죽음에 얽힌 다섯 사람을 심문해, 그를 그렇게 끌어올린 손이 누구인지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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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비어 있는 도크

해량 조선소 3번 건선거(드라이독) 저부 점검 통로에서 조선 하청 배관 보온공 강윤도가 물에 잠긴 채 발견됐다. 그날 심야 그는 한 인력 알선 사무소가 배치한 저부 작업 근무 명단에 올라 있었고, 며칠 전부터 그 사무소 장부에 대해 관공서에 말하겠다고 해 온 참이었다. 도크는 사고 직후까지도 정상 가동 중이었고, 저부는 '사람 없음'으로 올라간 뒤 게시된 예정 시각 그대로 물을 채워 넣는 주수 공정이 개시됐다 — 늘 사람을 먼저 확인하고 열리던 그 공정이, 그 한 번에 한해 사람이 안에 있는 채로 돌았다. 이 죽음에 얽힌 다섯 사람을 심문해, 그날 밤 저부 통로 문을 잠근 손이 누구인지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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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배출 완료

해량항에는 화물을 풀고 다시 싣는 화물조작장이 있고, 그 안에 독가스로 벌레를 죽이는 훈증 구역이 있다. 그 구역에서 심야에 컨테이너 문을 열어 화물을 꺼내는 개장 검수 입회자로 배치돼 있던 배승원이 수입 화물 컨테이너 안에 쓰러진 채 발견돼 이송 뒤 숨졌다. 사인은 컨테이너 안에 남아 있던 훈증제 잔류 가스 흡입에 의한 급성 중독이었다. 그날 아침 그는 자기를 현장에 세워 준 인력 알선 사무소의 장부 얘기를 관공서에 하겠다고 말했고, 그날 심야에 하필 그 컨테이너의 개장 입회로 배치됐다. 문에는 잔류 측정을 마쳤다는 뜻의 「배출 완료」 표찰이 이미 걸려 있었고, 그는 그 표찰을 손으로 뒤집어 확인한 뒤 자기 발로 걸어 들어갔다. 훈증 구역은 그 시각에도 정상 가동 중이었다. 이 죽음에 얽힌 다섯 사람을 심문해, 확인 없이 그 표찰을 걸어 둔 손이 누구인지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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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예열

해량항 배후단지 수산물을 끓는 물에 삶거나 쪄서 익히는 가공공장 자숙 라인에서, 야간 탱크 내부 세척·점검을 맡고 있던 문상준이 고온 증기에 노출돼 새벽에 숨졌다. 그날 심야 설비를 작동 개시시키는 첫 자숙 예열의 기동이 예정보다 앞당겨 걸렸고, 그가 탱크 안에 있다는 표시는 그때 제어 화면에 떠 있었다. 라인은 사고 직후까지도 정상 가동 중이었고 증기 계통에는 고장도 정비 불량도 없었다 — 기동 전에 밟게 돼 있는 확인 한 단계가 생략됐을 뿐이다. 이 죽음에 얽힌 다섯 사람을 심문해, 그 예열을 기동한 손이 누구인지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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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보증의 밤

항만 인력 알선 사무소 「신덕인력」 사옥의 지하 서류고에서, 항만공사가 위탁해 일이 규정대로 됐는지 따져 보는 노무·신원보증 실태 감사역 허재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초겨울 해무가 부두를 덮은 심야였고 사인은 코와 입이 막혀 숨을 못 쉬게 되는 비구폐색에 의한 기계적 질식이다. 서류고 바닥 먼지에는 끌린 자국이 남아 있었고 쌓여 있던 방수 마대 더미가 흐트러져 있었지만, 서류고 벽 비상 통보 단말에서 나간 발신은 하나도 없었고 신고는 다섯 시간 뒤에야 들어왔다. 그는 잠수·조선·검역·가공 네 개 위탁 현장의 노무와 신원보증 실태를 파고들며 어디서든 미움받았지만 지적한 것은 늘 옳았던, 이 사무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외부 견제였다. 그날 심야가 계약상 마지막 감사 면담이었다. 그 밤 사옥에 있던 다섯 사람을 심문해 누가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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